울란지 D200X + D100H 2개월 실사용기 | 스트림덱 1/3 가격, 근데 진짜 대체될까?

"이거 진짜 스트림덱 대신 쓸 수 있어요?"
지난 D200H 리뷰 이후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아예 두 개를 다 들였습니다. 울란지 D200XD100H. 하나는 키와 허브를 다 때려박은 덩치, 하나는 다이얼 하나에 목숨 건 소품입니다.


"이거 진짜 스트림덱 대신 쓸 수 있어요?" 리뷰 썸네일


각각 따로도 써봤고, 둘을 붙여서도 써봤습니다. 결론부터 짧게 말하면 — "따로 사면 애매하고, 같이 사면 말이 된다."

칭찬만 하는 글은 아닙니다. 아쉬운 점이 장점보다 길어요. 그래도 마지막에 제가 어떤 결론을 냈는지 보시면, 왜 이 제품이 여전히 살 만한지 이해되실 겁니다.


📌 목차

바로 확인 → D200X · D100H


1. 먼저 지갑 이야기부터 — 엘가토와 비교하면?

가성비 이야기는 감성이 아니라 숫자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산기부터 두드렸습니다.

D200X의 핵심은 매크로 컨트롤러 + USB-C 도킹 허브가 한 몸이라는 점입니다. 엘가토 진영에서 같은 걸 하려면? 스트림 덱 플러스를 사고, 4K HDMI에 카드리더까지 달린 USB 허브를 따로 사야 합니다. 책상 위 기기가 두 개가 되고, 케이블도 두 배가 되죠.



1. 먼저 지갑 이야기부터 — 엘가토와 비교하면?1. 먼저 지갑 이야기부터 — 엘가토와 비교하면? 2


구성 국내 체감가 비고
엘가토 스트림 덱 플러스 약 299,000원 국내 공식 판매가 기준
+ 4K HDMI USB-C 허브 약 50,000~80,000원 SD/TF·PD 포함 제품 기준
엘가토 합계 약 350,000~380,000원 기기 2개
울란지 D200X $95.99~$99 (약 13만 원대) 허브 내장, 기기 1개
울란지 D100H $40 (국내 약 7만 원대) 무선 다이얼 컨트롤러
D200X + D100H 번들 $130 (약 18만 원대) 공식몰 세트가

정리하면 — 허브까지 포함한 엘가토 세팅이 35만 원 선, 울란지 D200X 하나면 13만 원대. 딱 3분의 1입니다. D100H까지 붙인 콤보로 가도 18만 원대니 여전히 절반이죠.

※ 환율·직구 여부·관부가세에 따라 달라지니 구매 전 최종가는 꼭 확인하세요.

물론 "싸다"가 곧 "좋다"는 아닙니다. 그 3분의 1이 어디를 깎아서 나온 건지도 아래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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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눈에 비교

항목 D200X D100H 엘가토 스트림 덱 +
LCD 키 14 8
물리 키 2 (페이지) 7
다이얼 3 1 (햅틱) 4 + 터치스트립
허브 기능 8-in-1 내장 없음 없음
무선 ✕ (유선) ○ (BT 5.0) ✕ (유선)
키감 아쉬움 (전작과 동일) 가볍고 경쾌 (호불호) 무난
플러그인 생태계 성장 중 성장 중 압도적
가격 약 13만 원대 약 7만 원대 299,000원

3. 좋았던 점 3가지

① 일단, 예쁩니다 — 데스크테리어에 진심이라면

기능성 기기에 "예쁘다"는 평가가 사족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책상 위에 상시 올려두는 물건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건 서랍에 넣었다 꺼내 쓰는 물건이 아닙니다. 눈뜨면 보이고, 작업하는 내내 시야에 들어오고, 카메라 앞에 앉으면 프레임에도 잡힙니다. 그러니까 예쁜 건 부가 요소가 아니라 사용 시간의 일부입니다.

① 일단, 예쁩니다 — 데스크테리어에 진심이라면

D200X는 그 점에서 확실히 잘 뽑혔습니다. 알루미늄 페이스플레이트와 살짝 기울어진 각도가 만드는 실루엣이 책상 위에서 겉돌지 않습니다. LCD 키에 아이콘이 들어오면 그 자체로 조명 역할도 하고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첫 주에는 매크로를 몇 개 안 짰는데도 그냥 올려두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다 눈에 자꾸 들어오니까 하나씩 채우게 되더군요. 예쁜 물건이 손을 부르는 법입니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실제 사용률에 영향을 줍니다.

② D200X + D100H, 이건 세트로 써야 말이 됩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을 여기에 씁니다.

따로 쓰면 "그냥 매크로패드", 같이 쓰면 "편집 콘솔"이 됩니다.

두 제품을 각각 따로도 써봤습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D200X 혼자일 때는 키가 넉넉한데 손이 계속 같은 자리로 갑니다. 누르는 동작만 있으니까요. 타임라인을 조금씩 밀거나 색을 미세하게 만지는 연속적인 조작이 안 됩니다. 노브가 3개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손이 심심합니다.


② D200X + D100H, 이건 세트로 써야 말이 됩니다

D100H 혼자일 때는 반대입니다. 다이얼 맛은 좋은데 키가 7개뿐이라 금방 막힙니다. 편집 하나 하는 데 필요한 단축키가 스무 개는 되는데, 7개로는 어림도 없죠.

그런데 둘을 붙여놓으면 역할 분담이 놀랍도록 깔끔해집니다.

  • D200X = 점프 — 씬 전환, 프리셋 호출, 툴 변경 같은 "탁 하고 넘어가는" 동작
  • D100H = 흐름 — 스크러빙, 컬러 미세조정, 볼륨 같은 "스르륵 굴리는" 동작

특히 이번 D200X에 다이얼 노브가 3개나 들어간 게 컸습니다. 휠로 돌리는 작업들이 자연스럽게 보조 라인으로 정리되면서, D100H가 그 위에 얹히는 구조가 됩니다.

왼손은 굴리고 오른손은 찍는 흐름. 이게 손에 붙으면 타임라인 왕복 속도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처음부터 D100H를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으로 놓고 보시면 만족도가 훨씬 높습니다.

③ 앱 생태계, 드디어 사람 사는 동네가 됐습니다

제가 이전 리뷰에서 울란지의 최대 단점으로 꼽았던 게 정확히 이 부분이었습니다. "앱과 프로파일의 다양성 부재." 하드웨어는 멀쩡한데 그 위에 올릴 게 없었거든요. 컨트롤러를 사놓고 할 게 없다는 건 꽤 허무한 경험입니다.

이번엔 다릅니다.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지원 앱이 늘었고, 공유되는 프로파일도 꾸준히 쌓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가 살아 있습니다. 남이 만들어둔 프리미어 프로파일, 다빈치 프로파일을 가져와서 바로 얹을 수 있다는 건, 초보 사용자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통째로 사라지는 경험입니다.

매크로 컨트롤러에서 제일 어려운 건 하드웨어가 아니라 "뭘 어디에 배치할지 정하는 일"입니다. 이걸 남이 대신 고민해준 결과물을 받아 쓸 수 있다는 게 생태계의 힘이죠.

엘가토 생태계가 여전히 넘사벽인 건 인정합니다. 플러그인 양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 넘사벽에 들어가려면 통행료가 35만 원이고, 울란지는 13만 원에 "이 정도면 충분한" 동네를 만들어놨습니다. 없는 것과 부족한 것은 다릅니다. 이제 선택의 문제가 된 거죠.


4. 숨은 한 방 — 와이드 키와 프로파일 전환 팝업

스펙시트만 봐서는 절대 안 보이는 부분인데, 실사용에서 제일 자주 손이 가는 키가 따로 있습니다.

D200X 키 배열을 잘 보시면 우측 하단에 두 칸을 차지하는 키가 하나 있습니다. 다른 키는 정사각형인데 이것만 옆으로 길죠. 이 글에서는 '와이드 키'라고 부르겠습니다.


4. 숨은 한 방 — 와이드 키와 프로파일 전환 팝업 1
이걸 누르면

4. 숨은 한 방 — 와이드 키와 프로파일 전환 팝업 2
화면에 이렇게 뜹니다



이전 D200에서는 이 자리가 시계와 CPU·램 사용량을 번갈아 보여주는 정보 표시용이었습니다. 예쁘긴 한데 솔직히 장식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D200X에서는 여기에 프로파일 전환 팝업이 물렸습니다.


와이드 키를 누르면 → 프로파일 목록이 팝업으로 뜨고 → 원하는 걸 골라 바로 전환.
소프트웨어 창을 열 필요도, 마우스를 잡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게 왜 체감이 크냐면

편집 작업은 앱을 계속 갈아탑니다. 프리미어에서 컷 따다가, 포토샵에서 썸네일 만지다가, OBS 켜서 녹화하고. 그때마다 필요한 단축키 세트가 전부 다르죠.

이걸 소프트웨어에서 매번 바꿔주려면 창 띄우고, 클릭하고, 닫고. 이 과정이 3초씩만 걸려도 하루 스무 번이면 1분입니다. 근데 진짜 손해는 시간이 아니라 끊긴 흐름입니다. 편집하다 마우스를 다른 창으로 옮기는 순간 집중이 한 번 깨집니다.

와이드 키는 그 왕복을 손가락 두 번으로 줄여줍니다. 프로파일 만들어놓고 안 쓰는 사람이 태반인데, 이 키 덕분에 실제로 프로파일을 '쓰게' 됩니다. 기능이 있는 것과 실제로 쓰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용어 정리 (헷갈리기 쉬운 부분)

용어
프로파일앱·상황별 세트 전체 (예: 프리미어용, OBS용, 게이밍용)
페이지하나의 프로파일 안에서 물리 페이지 키로 넘기는 화면
폴더키 하나를 눌러 들어가는 하위 묶음
와이드 키2칸짜리 대형 LCD 키. 누르면 프로파일 전환 팝업 호출

"프로파일로 크게 나누고, 페이지로 잘게 나누고, 폴더로 숨긴다." 이 세 줄만 기억하시면 설정이 훨씬 쉬워집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다음 장의 가장 큰 불만이 시작됩니다.


5. 아쉬운 점 ① D200X — 4가지

여기서부터는 냉정하게 갑니다. 돈 쓰실 분들이 보는 글이니까요.

① 화면보호기 시간을 정할 수 없습니다

LCD 키를 쓰는 기기에서 화면보호기는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닙니다. 패널 수명 관리 영역입니다. 같은 아이콘을 하루 열 시간씩 켜두는 물건이니까요.

그런데 D200X는 대기 진입 시간을 사용자가 정할 수 없습니다. 1분, 5분, 10분, 30분, 끄기 — 이 정도 선택지만 넣어줘도 되는 일인데 그게 없습니다.

어떤 분은 자리를 오래 비우니까 1분 만에 꺼지길 원하고, 어떤 분은 작업 중 계속 켜져 있길 원합니다. 사용 패턴이 완전히 다른데 선택권이 없는 거죠. 하드웨어를 바꿔야 하는 문제도 아니고 소프트웨어 옵션 하나면 되는 일이라 더 아쉽습니다.

② 발열 — 위험하진 않지만 분명히 있습니다

장시간 사용 후 표면 온도를 재보면 32~33도 수준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두면, 이건 위험한 온도가 아닙니다. 사람 체온보다 낮습니다. 고장 걱정할 수준은 전혀 아니에요.

다만 "따뜻하다"가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8-in-1 허브가 100W PD 충전과 10Gbps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라 열이 날 수밖에 없고, 알루미늄 페이스플레이트가 그 열을 손끝까지 그대로 전달합니다. 금속이 열전도가 좋으니까요.

손이 계속 닿는 기기에서 미지근함이 상시로 느껴진다는 건, 사기 전에 알고 계시는 게 좋습니다. 여름철에 특히 그렇습니다.

③ 기능 고정(글로벌 할당)이 안 됩니다 — 가장 큰 불만

앞에서 와이드 키를 실컷 칭찬했으니, 이제 그 반대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프로파일 전환은 원터치로 이렇게 잘 만들어놨는데, 정작 그 안에서 노브를 고정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볼륨 노브를 생각해보세요. 이건 프로파일이 뭐가 됐든, 페이지가 몇 번이든 항상 볼륨이어야 자연스럽습니다. 볼륨은 상황을 안 가리니까요. 편집 중에도, 스트리밍 중에도, 유튜브 볼 때도 필요합니다.


③ 기능 고정(글로벌 할당)이 안 됩니다 — 가장 큰 불만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면 노브 기능도 같이 바뀝니다. 결국 페이지마다 볼륨을 똑같이 재할당하는 노가다를 하게 됩니다. 페이지 다섯 개면 다섯 번, 열 개면 열 번이요.

더 답답한 건 이게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겁니다. 한쪽에서는 "프로파일 전환 3초를 손가락 두 번으로 줄여드립니다" 해놓고, 다른 쪽에서는 "볼륨은 페이지마다 다시 설정하세요" 하는 셈이니까요.

"이 노브는 전 페이지 공통" 체크박스 하나. 그거 하나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펌웨어도 아니고 소프트웨어 영역이라 더 답답합니다. 다음 업데이트에서 꼭 좀 부탁드립니다.

④ 키감 — 왜 안 고쳤을까

이건 제가 D200H 리뷰에서도 똑같이 지적했던 부분입니다. 그리고 X가 붙어 나온 신제품에서도 그대로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엔 기대했습니다. 뒤에 알파벳까지 붙여서 내놓는 제품이면 전작에서 지적받은 걸 하나쯤은 손봤겠지 싶었거든요. 허브를 넣고, 노브를 세 개나 달고, 프로파일 팝업까지 만들 여력이 있었으면서 가장 자주 만지는 부분은 그대로 뒀습니다.

키감이 원가와 직결되는 부분이라는 건 압니다. 스위치 하나 바꾸면 단가가 올라가죠. 그래도 하루에 수백 번 누르는 물건인데, 다음 세대에서는 여기에 돈을 좀 써주셨으면 합니다. 같은 지적을 두 번 하게 만드는 건 좀 아쉽습니다.


6. 아쉬운 점 ② D100H — 7가지

가격이 착한 만큼 감안할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는 가격으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① 다이얼 회전이 일관되지 않습니다

노브를 돌릴 때 회전감이 매번 같지 않습니다.


① 다이얼 회전이 일관되지 않습니다


다이얼 자체에 유격이 있어서, 손끝이 예민한 분이라면 돌릴 때마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돌리는 힘의 방향에 따라 살짝 기우뚱하는 느낌이랄까요.

이게 왜 문제냐면, D100H를 사는 이유가 정확히 이 다이얼이기 때문입니다. 프레임 단위 스크러빙, 컬러 미세조정 — 전부 다이얼의 정밀함에 기대는 작업이죠. 그 핵심 부품에서 흔들림이 느껴지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햅틱 피드백 자체는 좋습니다. 리니어 모터가 딸깍딸깍 눌러주는 감각은 확실히 고급스럽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 햅틱이 흔들리는 축 위에 얹혀 있는 셈이라, 아쉬움이 배가됩니다.

② 블루투스 혼선이 있습니다

스펙상 블루투스 5.0입니다. 무선 기기가 몇 개 없는 환경이면 문제없는데, 책상 위에 무선 키보드·마우스·이어폰까지 다 올라가 있는 환경에서는 간헐적으로 혼선이 생깁니다. 입력이 한 박자 늦게 들어오거나, 다이얼을 돌렸는데 반응이 씹히는 식이죠.

60일 배터리를 위한 저전력 선택이었을 겁니다. 이해는 갑니다. 다만 2026년에 나온 신제품이라면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얹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무선 기기의 장점은 편의성인데, 안정성이 흔들리면 그 장점이 반감됩니다. "선이 없어서 좋다"가 "가끔 씹혀서 불안하다"로 바뀌는 순간 손이 잘 안 가게 되거든요.

③ 노브 버튼에 유격이 있습니다

다이얼을 누를 때 유격이 느껴집니다. 딱 떨어지게 눌리는 게 아니라, 살짝 헐렁하게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입니다.

기능적으로는 문제없이 동작합니다. 그런데 이런 디테일 하나가 "저렴한 느낌"을 만듭니다. 사람은 제품의 품질을 스펙시트로 판단하지 않고 손끝으로 판단하니까요.

$40짜리 제품이라는 걸 감안해도, 이 부분은 조금 더 신경 써주셨으면 했습니다.

④ 키압 — 투어박스 같은 느낌, 호불호가 갈립니다

키압이 가볍고 경쾌합니다. 투어박스를 써보신 분이라면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딱 그 느낌입니다.

이건 단점이라기보다 취향의 영역입니다. 가벼운 키압을 좋아하는 분들도 분명 있고, 장시간 작업할 때 손가락이 덜 피곤하다는 장점도 있으니까요.

다만 저처럼 기계식 매크로 키를 오래 써온 사람은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눌렀는데 눌린 것 같지 않아서 한 번 더 누르고, 그러다 두 번 입력되고. 처음 며칠은 그런 식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기계식 키감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부분은 각오하고 사셔야 합니다.

⑤ 키가 부족합니다 — 그리고 조합은 순서가 있습니다

실사용에서 한 레이어에 배치해 쓴 매크로 키는 총 12개였습니다. 여기에 노브 3개까지 끌어와야 겨우 하나의 레이어가 채워집니다.


⑤ 키가 부족합니다 — 그리고 조합은 순서가 있습니다



편집 작업은 손이 정말 많이 갑니다. 컷, 붙이기, 되돌리기, 마커, 렌더, 트랙 이동, 줌... 세어보면 상시로 쓰는 것만 스무 개가 넘습니다. 12개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죠.

조합 입력(콤비네이션)으로 레이어를 늘릴 수 있긴 한데,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기능키를 먼저 누른다 → 누른 상태로 유지한다 → 그 상태에서 노브를 회전한다.

반대 순서(노브를 먼저 누르고 키를 누르는 방식)로 하면 동작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걸 몰라서 "콤비네이션이 안 되는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문제는 이 순서가 어디에도 안내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설명서에도, 소프트웨어 안내에도 없습니다. 사용자가 이것저것 눌러보다 우연히 알아내야 하는 조작법이라면, 그건 사용자의 실수가 아니라 문서의 실패입니다.

솔직히 이걸 헤매는 동안 투어박스의 악몽이 잠깐 스쳤습니다. 스펙시트에 적힌 기능과 실제로 손에 익는 기능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다행히 이건 방법을 알고 나니 해결됐습니다.

⑥ 재질 — 다이얼만 알루미늄입니다

D100H를 처음 만졌을 때 "오, 괜찮은데?" 싶었던 그 부분, 다이얼입니다. 알루미늄이라 묵직하고 차갑고 마감도 좋습니다.

그런데 나머지는 아닙니다. 다이얼에서 손을 떼고 바디를 만지는 순간 온도차만큼이나 큰 재질 차이가 느껴집니다. 좋은 부분이 있어서 오히려 나머지가 더 도드라지는 역효과가 납니다.

차라리 가격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1~2만 원 더 받고 "이건 진짜다" 소리를 듣는 쪽이, 브랜드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이득 아닐까요.

$40이라는 가격표가 이 제품의 최대 무기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매크로 컨트롤러는 한번 사면 몇 년을 쓰는 물건입니다. $55짜리 올메탈 버전이 나온다면 저는 그쪽을 사겠습니다.

⑦ 스위치 누름감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7개 키의 눌리는 느낌이 서로 다릅니다.


⑦ 스위치 누름감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1

⑦ 스위치 누름감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2


어떤 키는 딱 떨어지게 들어가고, 어떤 키는 살짝 무릅니다. 누를 때 미세한 유격도 키마다 다릅니다. 하나씩 따로 누르면 잘 모르는데, 순서대로 쭉 눌러보면 확실히 느껴집니다.

매크로 키패드는 눈으로 안 보고 손으로만 누르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키마다 감이 다르면 블라인드 조작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제대로 눌렸나?" 하고 화면을 확인하게 되면, 컨트롤러를 쓰는 의미가 절반은 사라지죠.

울란지가 만든 제품이라면, 이 정도 균일성은 잡아줬으면 했습니다.


7. 공통 아쉬움 — 앱 한글화

여기까지는 두 제품을 따로 놓고 봤는데, 이건 둘 다에 해당하는 문제라 따로 뺐습니다.

Ulanzi Studio, 즉 소프트웨어 자체의 한글화가 아직 덜 됐습니다.

아예 안 된 건 아닙니다. 큰 메뉴는 한글로 나옵니다. 문제는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영어가 튀어나온다는 겁니다. 그것도 액션 이름, 플러그인 설명, 옵션 항목처럼 정작 설정할 때 반드시 읽어야 하는 부분에서요.

번역이 어색한 항목도 섞여 있어서, 어떨 땐 한글보다 영어가 더 이해가 빠릅니다. 좀 웃픈 상황이죠.

이게 생각보다 큰 문제인 이유

매크로 컨트롤러는 초기 세팅이 전부인 물건입니다. 한번 잘 짜두면 그 뒤로는 그냥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 "한번"에서 대부분이 이탈한다는 거죠.

액션 목록을 열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고, 옵션 설명이 영어고, 검색해도 한글 자료가 별로 없으면 사람은 그냥 창을 닫습니다. 그리고 그 기기는 비싼 탁상 장식품이 됩니다. 매크로패드를 사놓고 프로파일 하나 만들다 만 분들, 주변에 정말 많습니다.

가성비 제품일수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곧 경쟁력입니다. 13만 원짜리를 사는 사람은 35만 원짜리를 사는 사람보다 입문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여기서 한글화는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기능에 가깝습니다.

다행히 한글 설명서는 QR 형태로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소프트웨어도 매월 업데이트가 돌아가고 있고요. 방향은 맞습니다.

다만 설명서 한글화와 앱 한글화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설명서는 처음 한 번 보고 마는 문서지만, 앱은 쓸 때마다 마주치는 화면이니까요. 이왕 손대실 거라면 액션 이름옵션 설명 두 군데만이라도 먼저 정리해주시면 체감이 확 달라질 겁니다.


8. 사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스펙시트에는 안 적혀 있는데, 모르고 사면 당황할 만한 것들을 모았습니다.


8. 사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맥에서는 수식키 + 마우스 조합이 안 됩니다

파이널 컷에서 Opt + 클릭 드래그로 클립을 복사하는 동작, 자주 쓰시죠. 저도 이걸 D100H에 걸어보려다 실패했습니다. 수식키를 어떻게 설정해도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macOS 자체의 시스템 제한입니다. Command, Shift, Option, Control 같은 단독 수식키를 마우스 동작과 조합해서 쓰는 게 macOS에서는 막혀 있습니다. 울란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브랜드 매크로 키보드도 전부 동일합니다. 참고로 Windows에서는 이런 제한이 없습니다.

⚠️ 맥 유저는 이 부분 꼭 보고 사세요.

"제품 잘못이 아니다"와 "내 작업에 지장이 없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Opt+드래그 복사 같은 수식키+마우스 조합이 워크플로의 핵심이라면, 그 부분은 키보드에 남겨두고 컨트롤러에는 단일 단축키와 매크로만 태우는 쪽으로 설계하셔야 합니다.

배터리 "2.5시간"에 놀라지 마세요

D100H 스펙을 보면 연속 다이얼 사용 시간이 2.5시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하루도 못 버티네?" 싶죠.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이건 다이얼을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 돌리는 극한 조건에서 측정한 수치입니다. 실사용에서 다이얼을 두 시간 반 동안 논스톱으로 돌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반적인 편집 패턴이라면 최대 60일 쪽 수치가 훨씬 현실적입니다. 대기 전력이 200μA로 매우 낮아서, 안 쓸 때 배터리가 새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햅틱 진동은 끌 수 있습니다

다이얼 햅틱이 거슬리거나 배터리를 더 아끼고 싶다면,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On/Off가 가능합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작업할 때 유용합니다.

카드리더 속도는 전작과 같습니다

D200X로 업그레이드하면 카드 읽는 속도도 빨라질까? 아닙니다. SD·TF 슬롯 전송 속도는 D200H와 동일합니다.

빨라진 건 USB 포트 쪽입니다. 이론상 약 2배 향상됐습니다. 외장 SSD를 자주 쓰신다면 이쪽에서 이득을 봅니다. 카드리더 속도 때문에 갈아타실 생각이었다면 다시 계산해보세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장점도 단점도 전부 확인하셨을 겁니다.
"이 정도 아쉬움은 가격으로 넘길 수 있다" 싶으시면, 아래에서 확인해보세요.

D200X 구매 바로가기 → D100H 구매 바로가기 →

9. 이런 분께 추천 / 비추천

✅ 추천 ❌ 비추천
· 매크로 컨트롤러 입문자

· 노트북 + 외장 모니터를 쓰는 편집자

· 책상 위 케이블을 줄이고 싶은 분

· 외장 SSD를 자주 쓰는 촬영자

· 데스크테리어를 중요하게 보는 분

· 스트림덱 사고 싶은데 가격이 걸리는 분

· 윈도우 환경에서 쓰실 분
· 기계식 키감이 아니면 못 참는 분

· 페이지 무관 노브 고정이 반드시 필요한 분

· 수식키+마우스 조합이 워크플로 핵심인 맥 유저

· 영문 UI가 부담스러운 입문자

· 무선 안정성이 최우선인 분

· 특정 플러그인 때문에 스트림덱을 사려던 분

· 마감 유격에 예민한 분

10. 자주 묻는 질문

Q. D200X 하나만 사도 되나요?

A. 됩니다. 다만 "허브 겸 매크로패드"로 쓰신다는 전제라면요. 편집 워크플로를 제대로 바꾸고 싶다면 D100H를 같이 붙이시는 걸 권합니다. 세트가가 $130이라 D100H를 사실상 반값에 얹는 셈입니다.

Q. 프로파일은 어떻게 바꾸나요? 매번 프로그램을 켜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우측 하단 와이드 키를 누르면 프로파일 전환 팝업이 떠서, 기기에서 바로 고르면 됩니다. D200X에서 가장 저평가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노브를 누른 채 하는 조합 동작이 안 됩니다

A. 순서 문제입니다. 기능키를 먼저 누른 상태로 유지한 뒤, 노브를 회전하세요. 반대로 하면 동작하지 않습니다.

Q. 맥에서도 잘 되나요?

A. Ulanzi Studio가 macOS를 지원하고, 파이널 컷·다빈치·포토샵 프로파일도 제공됩니다. 다만 수식키+마우스 조합만은 macOS 제한으로 불가합니다.

Q. D200X 발열, 괜찮은 건가요?

A. 32~33도라 안전 범위입니다. 다만 PD 충전과 대용량 전송을 동시에 오래 돌리면 미지근함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Q. 엘가토 스트림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나요?

A. 하드웨어는 대체하고, 플러그인 생태계는 아직 못 대체합니다. 특정 플러그인이 목적이라면 엘가토로 가세요. 그게 아니라면 3분의 1 가격의 울란지가 합리적입니다.


11. 써봤 총평

"완벽하진 않은데, 이 가격에서 이만한 대안이 없다."

D200X허브를 내장했다는 한 방으로 가성비 논쟁을 끝냅니다. 매크로패드와 도킹스테이션을 각각 사는 것보다 싸고, 책상은 더 깔끔해집니다. 여기에 와이드 키로 프로파일을 원터치 전환하는 구성은, 스펙시트에는 안 적혀 있지만 실사용 만족도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부분이었습니다.

대신 화면보호기 설정, 노브 글로벌 고정, 키감 — 이 셋은 다음 세대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숙제입니다. 특히 노브 고정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한 일이라 더 답답하고, 키감은 이미 전작에서 지적했던 부분이라 더 아쉽습니다.

D100H$40이라는 가격표를 붙여놓고 봐야 하는 제품입니다. 다이얼 유격, 스위치 불균일, 블루투스 혼선, 재질 — 단독으로 평가하면 박한 점수가 나옵니다. 솔직히 이 제품만 놓고 리뷰했다면 추천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D200X 옆에 놓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부족한 키와 휠을 채워주는 보조로서 제 몫을 정확히 해냅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이었던 거죠. 그리고 조연에게 주연급 완성도를 요구하는 건 $40에는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반가운 변화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였습니다. 제가 지난 리뷰에서 최대 단점으로 꼽았던 앱 생태계가 눈에 띄게 채워졌습니다. 커뮤니티가 살아났고, 프로파일이 쌓이고 있습니다. 다만 한글화는 여전히 갈 길이 남았습니다.

하드웨어 마감은 돈으로 해결되지만, 생태계와 현지화는 시간으로만 해결됩니다. 울란지는 그 시간을 제대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 엘가토가 좋은 건 압니다. 다만 35만 원이라는 벽 앞에서 망설이고 계신다면, 울란지 콤보 18만 원은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완벽을 원하면 돈을 더 쓰시고, 가성비 안에서 최대치를 원하면 여기가 답입니다.

※ 가격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환율·프로모션·직구 관부가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매 전 최종가를 꼭 확인하세요.


여러분은 매크로 컨트롤러, 어떤 걸 쓰고 계신가요? 댓글로 세팅 공유해주시면 다음 콘텐츠에서 다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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