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후기 리뷰 | 플로피 디스크 2230 NVMe 외장 케이스, 윈도우·맥 겸용 USB로 써봤습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플로피 디스크 에디션 실사용 리뷰입니다. 알리에서 할인받아 1만 5천 원 정도에 산 2230 NVMe 외장 케이스에 중고 SSD를 넣어, 윈도우와 맥을 오가는 10Gbps 외장 SSD로 써본 디자인, 방열, exFAT 포맷, 꺼내기 오류, 기스 문제까지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플로피 디스크 2230 NVMe 외장 SSD 리뷰 썸네일

윈도우 PC와 맥을 번갈아 쓰다 보면 꼭 한 번씩 이런 순간이 옵니다. "이 파일, 저쪽 컴퓨터로 어떻게 옮기지?" 클라우드는 느리고, 메신저로 나에게 보내기는 용량에서 막히고, 결국 필요한 건 대용량 USB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냥 아무 USB나 사면 써봤 채널이 아니죠. 기왕 매일 손에 쥘 물건이라면 좀 예뻤으면 했고, 그렇게 만난 게 바로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그것도 1990년대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그대로 빼닮은 녀석입니다. 저장은 SSD가 하는데 모양은 1.44MB 시절이라니, 이 정도면 시간여행입니다.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를 손에 든 모습

책상 위에 두면 누가 봐도 플로피 디스크. 실제로는 NVMe 외장 SSD입니다.

글보다 영상이 편하다면, 여기서 바로 확인하세요

플로피 디스크를 닮은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의 실물과 사용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보기

1.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스펙표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라벨 Floppy Disk SSD Enclosure NVMe M.2 2230 2242 10Gbps

라벨 자리에 스펙을 적어둔 센스. 옛날엔 여기에 매직으로 "숙제"라고 썼었죠.

모델명Hagibis Floppy Disk Style SSD Enclosure (YPHN02)
인터페이스USB 3.2 Gen 2 Type-C, 최대 10Gbps (USB 3.1 Gen1·3.0 하위 호환)
컨트롤러9210CN 칩
지원 SSDM.2 NVMe 2230 / 2242 (M키, B+M키), 단면·두께 2.5mm 이하
제조사 표기 속도읽기·쓰기 약 1,000~1,200MB/s (SSD 성능에 따라 다름)
소재알루미늄 합금 하우징 (방열 겸용)
크기약 6.6 × 6.6cm, 초슬림 두께
색상그레이, 오렌지 외
제가 넣은 SSD키오시아 BG4 KBG40ZNS128G 128GB (M.2 2230, PCIe 3.0 x4, 제조사 표기 읽기 2,000MB/s · 쓰기 800MB/s)
실측 속도 (제 SSD 기준)쓰기 509.6MB/s · 읽기 724.8MB/s (맥, 블랙매직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
최종 포맷exFAT + 마스터 부트 레코드(MBR)
기타아이폰 15·16·17 Pro 계열 ProRes 영상 외장 저장 지원, 스트랩 포함

2. 왜 샀나 — 윈도우·맥 겸용 대용량 USB가 필요했다

제 작업 환경은 윈도우와 맥OS를 오가는 구조입니다. 영상 소스, 블로그 사진, 각종 문서가 두 컴퓨터를 왔다 갔다 하는데, 32GB USB 메모리로는 영상 몇 개에 바로 백기를 듭니다. 그래서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두 OS에서 다 읽히는 대용량 외장 저장장치, 그리고 이왕이면 책상 위에 올려둬도 부끄럽지 않은 외모.

데스크 셋업 앞에서 든 하기비스 2230 SSD 인클로저 플로피 디스크 디자인

기능은 USB, 외모는 1995년. 이 간극이 매력입니다.

외장 SSD 완제품도 많지만, 인클로저에 SSD를 직접 넣는 방식은 나중에 SSD만 바꿔 끼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케이스는 평생, SSD는 교체형. 이 논리로 저를 설득하는 데 3초 걸렸습니다.

3. 케이스보다 비싼 SSD, 2230 중고 사냥기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요즘은 케이스보다 SSD 값이 더 비쌉니다. 게다가 2230 사이즈는 2280에 비해 매물 자체가 적어서 중고로 구하기가 꽤 어렵습니다. 스팀덱이나 소형 노트북에서 빠져나온 물건이 가끔 나오는 정도예요.

결국 제가 손에 넣은 건 키오시아 2230 NVMe 128GB 중고, 2만 원. 노트북 순정 부품으로 많이 쓰이는 모델입니다. 판매자분 설명은 "헬스 80~90%"였는데, 크리스탈디스크인포로 직접 확인해 보니 건강 상태는 70%였습니다. 중고 거래의 숫자는 늘 조금씩 후하게 반올림되는 모양입니다.

새것은 아니지만 파일 옮기기용 USB 역할이라면 충분히 현역입니다. 다만 중요한 원본을 단독으로 보관하는 용도로는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맥에서는 USB로 연결한 외장 장치의 SMART 정보를 기본적으로 읽지 못해서, 수명 확인은 윈도우에서 하는 게 훨씬 빠릅니다. 저는 맥 터미널에서 반나절 씨름하다가 윈도우에서 3초 만에 끝냈습니다.

참고로 이 인클로저는 단면 실장, 두께 2.5mm 이하의 2230·2242 NVMe만 지원합니다. SATA 방식 M.2나 양면 SSD는 들어가지 않으니 중고로 구하실 땐 이 두 가지를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판매자에게는 "몇 %쯤이요"라는 말 대신 크리스탈디스크인포 전체 화면 캡처를 요청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4. 디자인 — 이 제품의 전부이자 존재 이유

솔직히 말씀드리면,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는 디자인이 전부 다인 제품입니다. 그리고 그게 전혀 흠이 아닙니다. 사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정확히 거기 있으니까요.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전면 셔터 창과 오렌지 라벨 디테일

셔터 창, 쓰기 방지 구멍 자리, 모서리 각도까지 꽤 집요하게 재현했습니다.

전면은 금속 셔터 창과 라벨 영역을 그대로 살렸고, 뒷면은 플로피 디스크 특유의 원형 허브 디자인에 'Designed by HAGIBIS' 로고가 들어갑니다. 뒤집어 봐도 플로피, 옆에서 봐도 플로피. 한 치의 타협이 없습니다.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 뒷면 원형 허브 디자인과 로고

뒷면 원형 디자인까지 챙겼습니다. 드라이브에 넣고 싶어지는 충동 주의.

함께 들어있는 짧은 스트랩도 은근히 쓸모가 있습니다. 가방 고리에 걸어두면 영락없는 키링인데, 그 키링에 파일이 128GB 들어있다는 게 함정입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스트랩 고리 연결 부분

스트랩은 기본 포함. 휴대용 외장 SSD로서의 센스입니다.

스트랩을 단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외장 SSD 케이스

아재 세대라면 이 실루엣만 봐도 추억이 자동 재생됩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2만 원 초반에 판매 중

제가 구매할 때는 할인을 받아 1만 5천 원 정도였고, 평소에는 2만 원 초반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세일 기간을 잘 노리는 게 득템의 지름길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 2230 NVMe
알리익스프레스 가격 확인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 가격 확인

2230 M.2 NVMe 외장 케이스 · USB 3.2 Gen 2 · 오렌지 컬러

하기비스 2230 M.2 NVMe SSD 외장 케이스 USB 3.2 Gen 2 플로피 디스크 오렌지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최저가 보기

5. 알루미늄 방열 구조와 10Gbps 속도

예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하우징 전체가 알루미늄 합금이라 케이스 자체가 방열판 역할을 합니다. NVMe SSD는 작동할 때 열이 꽤 나는 편인데, 이 열을 금속 바디가 넓게 받아 흩어주는 구조예요. 손에 쥐었을 때 차갑고 묵직한 금속 느낌이 드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측면 USB-C 포트와 알루미늄 방열 바디

측면 USB-C 포트. 나사 두 개로 고정되는 알루미늄 바디가 방열판 역할을 합니다.

하기비스 2230 NVMe 외장 SSD 케이스 초슬림 두께 측면

두께는 진짜 플로피 디스크 느낌 그대로. 셔츠 주머니에도 들어갑니다.

속도는 USB 3.2 Gen 2 규격으로 최대 10Gbps, 제조사 표기 기준 읽기·쓰기 1,000~1,200MB/s 수준입니다. 다만 이건 인클로저가 낼 수 있는 상한이고, 실제 속도는 안에 넣은 SSD와 연결한 포트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제 SSD로 직접 재봤습니다. 결과는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5-1. 실측 속도 — 블랙매직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

맥에서 블랙매직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로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쓰기 509.6MB/s, 읽기 724.8MB/s. 제조사가 말한 1,000~1,200MB/s에는 못 미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케이스 탓이라기보다 안에 넣은 SSD 탓에 가깝습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블랙매직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 쓰기 509.6MB/s 읽기 724.8MB/s

키오시아 BG4 128GB 장착 기준. 쓰기 509.6MB/s, 읽기 724.8MB/s.

구분쓰기읽기
인클로저 표기 (10Gbps)약 1,000~1,200MB/s
키오시아 BG4 128GB 제조사 표기800MB/s2,000MB/s
해외 벤치마크 (내장 연결, 노트북체크)약 200MB/s 안팎약 1,200MB/s
제 실측 (인클로저 장착)509.6MB/s724.8MB/s

숫자를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이 SSD는 원래 노트북 순정용 보급형이라, 해외 벤치마크에서도 제조사 표기에 한참 못 미쳤던 모델입니다. 128GB 소용량에 D램이 없어서 PC의 메모리를 빌려 쓰는 HMB 방식인데, USB 인클로저를 거치면 보통 이 기능을 쓸 수 없어 성능이 더 깎입니다. 여기에 건강 상태 70%의 중고라는 점까지 더하면, 오히려 쓰기 500MB/s대는 선방한 편입니다. 쓰기는 SSD의 캐시 영역 안에서 측정됐을 가능성이 크고, 캐시를 넘는 대용량을 연속으로 쓰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쪽 표도 읽어볼 만합니다. 'Will It Work?' 항목을 보면 4K 60p(2160p60)까지는 블랙매직 RAW, ProRes 422 HQ, H.265 모두 체크 표시가 떴고, ProRes 422 HQ는 8K 60p와 12K에서 X가 떴습니다. 쉽게 말해 4K 영상 편집 소스를 담아두고 바로 불러오는 정도는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파일 옮기기용 USB라는 제 원래 목적에는 넘치는 속도고요.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면 SSD만 바꾸면 됩니다. D램이 있거나 최신 세대의 2230 NVMe를 넣으면 10Gbps 상한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케이스는 그대로 두고 SSD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게 인클로저 방식의 장점이죠.
USB-C 케이블을 연결한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사용 모습

10Gbps를 제대로 쓰려면 케이블과 포트도 USB 3.2 Gen 2를 지원해야 합니다.

윈도우·맥 겸용이라면 포맷은 exFAT

원래 목적이었던 윈도우·맥 겸용 USB 역할은 포맷 하나로 결정됩니다. 제 SSD는 받아보니 NTFS였는데, 맥은 NTFS를 읽기만 하고 기본으로는 쓰지 못합니다. 반대로 APFS는 윈도우가 못 읽고, MS-DOS(FAT)는 파일 하나당 4GB 제한이 있어서 영상 원본 하나에 바로 막힙니다. 그래서 정답은 exFAT입니다.

맥 디스크 유틸리티에서 포맷은 exFAT, 설계는 마스터 부트 레코드(MBR)로 지정했습니다. 맥과 윈도우만 쓴다면 GUID도 괜찮지만, 저는 갤럭시 S25 울트라에도 꽂을 거라 호환성이 가장 넓은 MBR로 갔습니다. 그렇게 해두니 맥, 윈도우, 갤럭시 어디에 꽂아도 가리지 않습니다. 원래 사고 싶었던 게 USB 저장 매체였는데, 딱 그 역할을 해냅니다.

6. 윈도우에서 꺼내기가 안 될 때

하나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윈도우에서 NVMe 외장 SSD를 쓰다 보면 가끔 '하드웨어 안전하게 제거'를 눌러도 꺼내기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제품의 결함이라기보다는 윈도우에서 외장 저장장치를 쓸 때 종종 보고되는 증상인데, 그냥 뽑아버리면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윈도우 PC에 연결한 하기비스 NVMe 외장 SSD 인클로저

뽑기 전에 꺼내기부터. 플로피 시절이나 지금이나 기본 매너입니다.

가장 먼저 해볼 방법은 탐색기와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닫은 뒤, 작업 관리자에서 Windows 탐색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안 되면 PC를 종료한 뒤 분리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기본적인 꺼내기 방법은 아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exFAT은 저널링이 없는 포맷이라, 맥에서는 추출, 갤럭시에서는 마운트 해제를 거친 뒤 분리하는 습관이 특히 중요합니다.

7. 총비용 정리

항목구매처가격비고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알리익스프레스약 15,000원할인 적용가 (평소 2만 원 초반대)
키오시아 2230 NVMe 128GB중고 거래20,000원크리스탈디스크인포 건강 상태 약 70%
합계-약 35,000원예쁜 외장 SSD 완성

케이스 가격에 SSD 가격이 더해지니, 결국 저장장치 값의 절반 가까이는 '외모 값'인 셈입니다. 저는 알리 할인 기간에 맞춰 1만 5천 원 정도에 샀는데, 정가로 샀다면 이 표의 숫자가 꽤 달라졌을 겁니다. 이런 제품은 세일 기간을 잘 이용하는 게 득템의 길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기다리는 인내심도 스펙입니다.

8. 아쉬운 점 — 자석, LED, 셔터, 사이즈, 기스, 가격

디자인은 칭찬했으니, 이제 써봤답게 아쉬운 점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할 말이 많습니다.

맥세이프처럼 보이지만 자석은 없다

제품 페이지를 보면 아이폰 뒷면에 착 붙여서 4K 120Hz ProRes를 바로 외장 녹화하는 그림이 나옵니다. 누가 봐도 맥세이프 기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자세히 보면 '마그네틱 패치와 함께 사용'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즉, 자석은 따로 사서 붙여야 합니다. 제 박스 안에는 자석이 없었습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제품 페이지 마그네틱 패치 아이폰 17 프로 맥스 ProRes 외장 녹화 이미지

제품 페이지 이미지. 맥세이프처럼 붙어 있지만, 이 자석 링은 별도 구매입니다.

자석 링 하나 동봉해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같이 들어 있었다면 폰에 딱 붙여서 바로 촬영용 외장 SSD로 쓸 수 있었을 텐데, 이 부분은 솔직히 별로입니다. 참고로 제품 페이지에는 WD SSD를 아이폰 외장 녹화에 쓰면 전력 소모가 커서 연결이 끊길 수 있으니 다른 브랜드를 권한다는 안내도 붙어 있습니다. 아이폰 녹화용으로 생각하신다면 SSD 브랜드도 같이 확인하세요.

제 실측 쓰기 속도 기준으로 보면, 블랙매직 표에서 ProRes 422 HQ 4K 쓰기가 초당 153프레임까지 나옵니다. 수치상으로는 4K 120프레임도 버틸 여유가 있지만, 실제 아이폰 녹화는 전력과 발열 변수가 있어서 직접 검증하기 전까지는 장담하지 않겠습니다. 자석을 사면 그때 따로 테스트해 보겠습니다.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 LED가 안쪽에

연결했을 때 제대로 작동 중인지 확인이 안 됩니다. 구조 안쪽에 LED가 들어 있긴 한데,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왜 안쪽에 넣었을까요. 보이지 않는 LED는 표시등이 아니라 그냥 작은 발열체일 뿐입니다. 방열에 신경 쓴 알루미늄 바디 안에서 열을 보태려는 건가 싶을 정도라, 이건 설계 미스로 보입니다. 파일을 옮기는 중인지, 끝났는지 알 수 없으니 꺼낼 때마다 괜히 조심스러워집니다.

셔터는 그냥 장식

플로피 디스크의 재미는 사실 셔터였습니다. 손가락으로 밀면 딸깍거리며 열리던 그 금속 셔터 말이죠. 그런데 이 제품의 셔터 부분은 모양만 있고 아무 기능이 없습니다. 추억의 핵심을 그냥 방치한 셈입니다.

이름표라도 끼울 수 있게 만들었다면 나만의 추억템이 됐을 텐데요. 차라리 이 자리에 작은 LCD 창을 내서 용량이나 작동 상태를 보여줬다면 어땠을까요. LED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됐을 겁니다. 물론 그러면 가격이 또 올라가겠지만요. 이 부분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기능 없는 셔터 창 부분

딸깍거리지 않는 셔터. 이름표 자리나 LCD 창이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애매한 사이즈 — 2230·2242 전용

앞에서 말씀드렸듯 2230과 2242 규격만 들어갑니다. 문제는 이 SSD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중고 매물은 적고, 새 제품을 사자니 가격이 부담됩니다. 결국 케이스보다 SSD 구하는 게 더 큰 숙제가 됩니다.

조금 더 크게 만들어서 2280까지 들어가게 설계했다면 어땠을까요. 2280은 매물도 많고 가격도 훨씬 착하니, 서랍 속에 잠든 SSD를 살려내는 제품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의 3.5인치 플로피 비율이 깨질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실용성 면에서는 아쉬운 선택입니다.

기스가 생각보다 잘 난다

이틀 썼습니다. 딱 이틀. 그런데 벌써 눈에 띄는 기스가 생겼습니다. 알루미늄 마감 특성상 열쇠나 동전과 같은 주머니에 넣으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예쁜 만큼 모시고 다녀야 하는 제품이라, 파우치 하나쯤은 같이 챙기시길 권합니다.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 알루미늄 마감 전면

매끈한 알루미늄 마감. 예쁜 대신 기스에는 약한 편입니다.

케이스만 2만 원대는 부담

알루미늄 바디라 원가가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SSD도 없는 케이스만 2만 원대에 육박하는 건 솔직히 부담입니다. 가격만 조금 내려오면 불티나게 팔릴 제품이라고 봅니다. 특히 플로피 디스크를 직접 써본 아재 세대에게는 추억 소환템으로 이만한 게 없거든요.

9. 추천 / 비추천

이런 분께 추천
  • 윈도우와 맥을 오가며 쓸 대용량 USB가 필요한 분
  • 남는 2230·2242 NVMe SSD가 서랍에서 놀고 있는 분
  • 데스크테리어 소품으로도 쓸 만한 외장 SSD를 찾는 분
  • 플로피 디스크 세대, 추억 소환 아이템을 좋아하는 분
이런 분께는 비추천
  • 주머니에 막 넣고 다니며 기스에 신경 쓰기 싫은 분
  • 2280 SSD만 가지고 있는 분 (장착 불가)
  • 케이스는 무조건 가성비가 우선인 분
  • 맥세이프처럼 폰에 바로 붙여 쓰고 싶은 분 (자석 별도 구매)
  • 작동 표시등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분
  • SSD를 새로 사야 하는 분 (2230·2242 구하기 어려움)

10. 자주 묻는 질문

Q. 하기비스 SSD 인클로저에 2280 SSD도 들어가나요?
아니요. 2230과 2242 규격 NVMe만 지원합니다. 단면 실장, 두께 2.5mm 이하 제품이어야 합니다.

Q. SATA 방식 M.2 SSD도 쓸 수 있나요?
NVMe 프로토콜 전용이라 SATA 방식은 인식되지 않습니다.

Q. 윈도우와 맥에서 같이 쓰려면 어떻게 포맷하나요?
exFAT로 포맷하면 두 OS 모두에서 읽기·쓰기가 가능하고 파일당 4GB 제한도 없습니다. 갤럭시 같은 스마트폰까지 쓴다면 설계는 MBR이 무난합니다. 자세한 설정은 외장 SSD 포맷 exFAT 설정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Q. 맥에서 외장 SSD 수명 확인이 안 돼요.
macOS가 USB 외장 장치의 SMART 정보 전달을 기본적으로 막기 때문입니다. 윈도우에서 크리스탈디스크인포로 확인하는 게 가장 간단합니다.

Q. 속도는 얼마나 나오나요?
인터페이스는 최대 10Gbps, 제조사 표기로 1,000~1,200MB/s 수준입니다. 제가 키오시아 BG4 128GB 중고를 넣고 맥에서 재보니 쓰기 509.6MB/s, 읽기 724.8MB/s가 나왔습니다. 실제 속도는 넣은 SSD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Q. 맥세이프 자석이 들어 있나요?
아니요. 제품 페이지에는 아이폰에 붙인 모습이 나오지만, 마그네틱 패치는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Q. 아이폰에 연결해서 쓸 수 있나요?
제조사는 아이폰 15·16·17 Pro 계열의 ProRes 영상 외장 저장을 지원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11. 써봤 총평

데스크테리어 소품으로 어울리는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

책상 위에 몇 개 더 늘어놓을 계획입니다. 이건 저장장치가 아니라 인테리어입니다.

하기비스 플로피 디스크 SSD 인클로저는 스펙으로 승부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디자인으로 승부하고, 그 승부에서 확실히 이깁니다. 윈도우와 맥을 오가는 대용량 USB라는 원래 목적도 문제없이 해내고, 알루미늄 바디 덕분에 방열까지 챙겼습니다.

자석은 별도, 보이지 않는 LED, 장식뿐인 셔터, 구하기 어려운 2230·2242 전용 설계, 그리고 기스와 가격까지. 단점은 분명합니다. 실측 속도도 쓰기 509.6MB/s, 읽기 724.8MB/s로 표기보다는 낮았지만 이건 제 SSD의 한계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매우 마음에 들어서 두 개 정도 더 사서 데스크테리어에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색깔별로 줄 세워 두면, 책상이 1995년 컴퓨터실이 됩니다.

여러분은 플로피 디스크, 몇 MB짜리까지 써보셨나요? 댓글로 세대 인증 부탁드립니다.

제가 한번 써봤습니다.

다음 이전

A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