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4에 대한 고찰: 7년의 동행과 '빈티지'라는 이름의 퇴출
애플워치를 오랫동안 사용해왔습니다. 기억으로는 2018년도에 한국에서 발매되었으니, 거의 7년 정도를 활용해온 애플워치4입니다. 지금은 애플워치 울트라 2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최근 애플워치4 제품의 배터리 효율이 80% 정도가 되었길래 리퍼를 하려고 알아보니 이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중 몇 개 제품은 소위 폐기해야 하는 '빈티지' 제품으로 분류되어 아예 리퍼가 안 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애플워치4 44mm 스테인리스 모델과의 기록
저는 애플워치 2부터 사용해왔습니다. 당시 2 시리즈는 거의 쓸 수 없을 정도로 느렸습니다. 이건 그냥 기념비적인 제품이구나 싶어서 바로 처분했죠. 그 후 구매한 애플워치3 역시 매한가지였습니다. 애플에서는 왜 이렇게 제품을 만드나 싶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발매 가격이 300달러 이상, 우리 돈으로 40만 원 상당이었기에 초기에 구매한 소비자들은 '새것을 샀다'는 기분만 만끽하고 정작 사용은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애플워치4부터는 확실히 쓸만했습니다. 그래서 애플워치4 44mm 스테인리스 모델을 구매하게 되었고, 2020년경부터 아주 잘 썼습니다. 2023년도에는 강남의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에서 11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리퍼를 한 번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 살짝 상위 모델로의 '업리퍼'를 기대했지만 안 되더군요. 더 황당한 건 강남 한복판에 있는 공인 센터임에도 카드 기기 고장을 이유로 리퍼 비용 할부조차 안 된다고 했던 점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한데, 당시엔 귀찮아서 따지지 않고 넘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2026년, 여전히 현역인 애플워치4의 성능
현재 시점에서도 전체적으로 빠릿한 편입니다. 사실 요즘 나오는 최신 시리즈를 써본 적이 없고 제 경험은 오직 2와 3에 머물러 있어서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마 최신 Watch OS는 애플워치4보다 더 낫겠지만, 지금도 운동하고, 노래 듣고, 전화 받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아, 생각해보니 문자 입력은 좀 느릿느릿하네요.
배터리 리퍼 불가 문제만 아니라면 지금 쓰기에도 매우 훌륭한 제품입니다. 정말 잘 만들었어요. 더욱이 제가 쓰는 제품은 스테인리스 모델이라 훨씬 고급지고 예쁩니다. 이것 때문에 리퍼를 고집하며 계속 쓰고 싶었던 마음도 컸습니다.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 불투명한 서비스 정책
애플 공인 센터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센터에 직접 방문해서 시리얼 넘버를 조회해봐야 확답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유선상으로는 확인이 안 된다는 거죠. 만약 가서 안 된다고 하면 사용자는 시간과 경비를 날리는 셈입니다. 이런 정책은 결코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본사가 정한 정책에 공인 센터는 따를 뿐이겠지만요.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해 보니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 대부분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인 2026년 1월 초 내용이었으니 지금도 똑같겠죠. 2023년도에는 동일 제품 교체나 업리퍼를 받은 사례가 있는데, 왜 지금은 안 되는 것일까요?
배터리 교체가 아닌 '제품 교체' 방식의 함정
애플의 정책은 배터리만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통째로 갈아주는 방식입니다. 애플케어가 없다면 결국 배터리 비용 명목의 금액을 내고 새 제품이나 리퍼 제품을 받는 구조죠. 그러다 보니 재고가 없으면 서비스를 아예 안 해주는 겁니다. 그럼 업리퍼라도 해주면 되는데 왜 안 해줄까요? 결국 애플은 이윤을 남겨야 하는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기기를 가져왔다고 새 제품을 내주기 아깝다는 논리겠죠.
많은 유저가 업리퍼 사례를 인증하는 것을 애플이 곱게 볼 리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2025년 11월경부터 애플워치4 이하 제품을 '빈티지'로 분류하여 리퍼 불가 정책을 못 박은 듯합니다.
삼성은 되는데 애플은 왜 안 되나?
가장 의아한 부분은 왜 '배터리만' 교체해주지 않느냐는 겁니다. 그냥 본체를 열어서 배터리만 갈아 끼우는 게 공인 센터 기술로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 말이죠. 하지만 애플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비용 문제 때문이겠죠. 제품 교체로 10만 원 넘게 받던 것을 배터리만 교체해서 3~4만 원 받으려 하지 않을 겁니다.
삼성의 서비스는 어떨까요? 삼성은 부품 재고만 있다면 아무리 오래된 기기라도 수리해줍니다. 인터넷상에는 갤럭시 S2를 수리받았다는 후기도 존재하죠. 반면 애플은 출시 7년이 지나면 단종 및 수리 불가 처리를 해버립니다. 애플은 글로벌 업체라고 자부하지만, 서비스 마인드만큼은 글로벌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삼성이 AS 면에서는 훨씬 훌륭합니다. "영어 할 줄 아세요?"라는 망언으로 대표되는 애플의 오만함은 여전해 보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고쳐 쓸 권리에 대하여
물건이 범람하는 시대입니다. 1년이면 기기가 바뀌고 한 달이면 트렌드가 변합니다. 그만큼 물건들도 쉽게 소비되고 폐기됩니다. 하지만 돌아봐야 합니다. 내가 정말 기기를 바꿔야 할 이유가 있는지, 수리해서 더 쓸 수 있는데도 단지 새로운 것만 찾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쉽게 바꾸기보다 애착을 가진 기기를 조금 더 수리해서 쓰고 싶은 사용자들에게, 지금의 제조사 정책은 너무나 답답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