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쓰다 보면 디자인에 반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예쁘면서 간결하고, 심플하면서 고급스럽죠. 그러다 보니 주변기기까지 예뻐야 한다는 기분 좋은 강박이 생깁니다. 옷 입을 때 깔맞춤하듯이요. 그래서 고른 게 로프리 플로우2(Lofree Flow2)입니다. 한 달 동안 써본 디자인, 타건감, 배터리, 그리고 맥 스튜디오에서 겪은 무선 간섭 문제까지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키보드는 그냥 글자만 잘 쳐지면 되는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매일 가장 오래 손이 닿는 물건이 키보드더군요. 이왕이면 '애플스러운' 걸 쓰고 싶었고, 한 달 전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1. 한눈에 보는 로프리 플로우2 스펙표
| 가격 | 공식 홈페이지 기준 가장 저렴한 모델도 20만 원대 (모델·채널별 상이) |
| 레이아웃 | 68키(65%) · 84키(75%) · 100키(96%) |
| 스위치 | Cloud 시리즈 POM 로우 프로파일 — 서퍼 · 펄스 · 보이드 |
| 연결 | 블루투스 5.3 · 2.4GHz · USB-C 유선 |
| 폴링 레이트 | 2.4GHz·유선 1,000Hz / 블루투스 125Hz |
| 구조 | 알루미늄 바디 · 가스켓 마운트 · 5중 흡음재 |
| 부가 기능 | 측면 터치 바 · 핫스왑 · VIA 지원 |
| 키캡 | PBT + PC |
가격표를 보면 솔직히 선뜻 손이 안 갑니다. 키보드 하나에 20만 원대라니요. 저는 "디자인 하나만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질렀습니다. 이 가격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진입장벽이자, 동시에 성격을 말해주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2. 모델별 배터리 — 68키는 작은 대신 짧다
| 모델 | 배터리 | 백라이트 OFF | 백라이트 ON |
| 68키 (65%) | 2,000mAh | 최대 90시간 | 최대 13시간 |
| 84키 (75%) | 3,000mAh | 최대 120시간 | 최대 17시간 |
| 100키 (96%) | 3,000mAh | 최대 120시간 | 최대 14시간 |
전작에는 없던 68키가 이번에 새로 나왔습니다. 작고 예쁜 대신 배터리가 2,000mAh로 한 체급 작아요. 백라이트를 켜면 최대 13시간이니, 불 켜고 무선으로 쓰는 분이라면 이틀에 한 번은 충전 케이블을 찾게 됩니다. 충전 습관이 필요한 모델입니다.
3. 스위치 3종, 뭘 골라야 할까
| 스위치 | 특징 |
| 서퍼축 | 부드럽고 걸림 없는 리니어 |
| 펄스축 | 가벼운 구분감과 피드백을 강조한 택타일 |
| 보이드축 | 부드러우면서 소음을 줄인 저소음 리니어 |
저는 펄스축을 골랐습니다. 치는 맛이 있어야 오래 타이핑해도 덜 지루하더라고요. 조용한 공간에서 쓸 분이라면 보이드축, 매끄러운 리니어를 좋아하면 서퍼축이 맞습니다.
4. 디자인 — 책상에 앉고 싶어지는 키보드
키보드가 예뻐봐야 얼마나 예쁘겠나 싶었는데, 이건 정말 예쁩니다. 특히 68키의 비율이 좋아요. 군더더기 없이 딱 필요한 만큼만 있는 모양이라 책상 위가 정돈돼 보입니다.
첫 주에는 딱히 칠 게 없는데도 괜히 메모장을 열고 타이핑을 했습니다. 책상에 앉는 이유가 하나 늘어난 셈이죠. 맥 옆에 두면 원래 한 세트였던 것처럼 어울립니다.
5. 타건감 — 가성비 키보드와는 체급이 다르다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는 키가 짧아서 바닥을 "탁" 치는 불쾌한 느낌이 나기 쉽습니다. 플로우2는 그게 없어요. 가스켓 구조와 흡음재가 충격을 받아줘서 끝이 부드럽게 떨어집니다.
펄스축은 갈축과 비슷한 계열인데, 더 묵직하고 구분감이 확실합니다. 흔히 '독거미 키보드'라 부르는 가성비 제품들과 비교하면 소재, 마감, 키감 어느 쪽으로 봐도 차이가 분명합니다. 가격 차이만큼의 이유가 손끝에서 느껴져요.
6. 브레이크인 — 쓸수록 부드러워진다
한 달 쓰면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입니다. 처음보다 지금이 확실히 더 부드럽습니다. 스위치가 길들여지는 이른바 브레이크인이 체감될 정도예요. POM 소재 스위치 특유의 매끄러움이 쓸수록 더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20만 원대 가격이 좀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손맛을 겪고 나서는 납득이 됐습니다. 새 키보드를 뜯었을 때보다 한 달 뒤가 더 좋은 제품은 흔치 않거든요.
7. 단점 1 — 우측 배치와 배터리
많은 분들이 우측 키 배치를 단점으로 꼽습니다. 저도 처음 며칠은 엔터 옆 키를 자꾸 헛눌렀어요. 그런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일주일쯤 지나니 손이 알아서 찾아가더군요.
배터리도 들고 다니며 쓰는 게 아니라면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책상 위에서는 케이블 하나 꽂아두면 끝이니까요.
8. 단점 2 — 맥 스튜디오에서 무선 간섭
진짜 문제는 이겁니다. 맥 스튜디오 M1 Max에서 2.4GHz 동글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누르지도 않은 키가 반복 입력되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특이하게도 평소엔 멀쩡하다가 파이널 컷 프로 작업 중에만 유독 심해집니다. 컷 편집하다가 타임라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걸 보고 처음엔 제가 뭘 잘못 누른 줄 알았어요. 영상 편집하는 사람한테는 치명적입니다. 결국 저는 유선으로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유선에서는 이 현상이 없었습니다.
9. 추천 / 비추천
- 맥과 깔맞춤할 예쁜 키보드를 찾는 분
- 데스크테리어와 타이핑 경험을 중시하는 분
- 로우 프로파일인데 바닥 치는 느낌은 싫은 분
- 가성비 키보드에서 한 단계 올라가고 싶은 분
- 키보드에 20만 원대는 과하다고 느끼는 분
- 맥 스튜디오에서 무선으로 영상 편집하는 분 (간섭 이슈, 유선 권장)
- 백라이트 켜고 무선으로 오래 쓰려는 68키 구매 예정자
- 일반 높이 키보드의 깊은 키감을 선호하는 분
10. 자주 묻는 질문
Q. 68키, 84키, 100키 중 뭘 사야 하나요?
디자인과 책상 공간을 중시하면 68키, F열이 필요하면 84키, 숫자 입력이 많으면 100키입니다. 무선으로 오래 쓰려면 배터리가 큰 84·100키가 유리합니다.
Q. 68키 배터리는 얼마나 가나요?
백라이트를 끄면 최대 90시간, 켜면 최대 13시간입니다.
Q. 펄스축은 어떤 느낌인가요?
갈축과 비슷한 택타일 계열인데, 더 묵직하고 구분감이 확실합니다.
Q. 맥에서 무선으로 쓰면 문제없나요?
대부분은 괜찮았지만 맥 스튜디오 M1 Max에서 파이널 컷 작업 중 키 반복 입력 현상이 있었습니다. 유선으로 연결하면 해결됐습니다.
Q. 독거미 같은 가성비 키보드와 차이가 큰가요?
소재, 마감, 키감 모두 차이가 분명합니다. 특히 알루미늄 바디의 안정감과 스위치의 부드러움이 다릅니다.
11. 써봤 총평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맥 유저라면 결국 이겁니다." 디자인, 타건감, 맥과의 조화까지 다 잡았고, 쓸수록 손맛이 좋아지는 드문 키보드입니다. 다만 20만 원대 가격, 68키의 작은 배터리, 그리고 맥 스튜디오 무선 환경에서의 키 반복 입력은 알고 사셔야 합니다. 저는 유선으로 쓰는 걸 감수하고도 다른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데스크테리어와 타이핑 경험을 중시한다면 충분히 값을 하는 키보드입니다.
써봤다. 진짜다.
맥 쓰시는 분들, 키보드는 뭐 쓰고 계신가요? 깔맞춤 키보드 추천도 댓글로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