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리 플로우2를 쓴 지 벌써 7개월. 한 달 리뷰를 올리고 한참 지나서야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두 가지예요. 지난 7개월간 실제로 굴리면서 느낀 진짜 후기, 그리고 새로 영입한 실버 색상 · 보이드(저소음 리니어) 축 리뷰까지. 지난 영상에서 "이건 두 번 사세요"라고 했으니, 약속은 지켜야죠. (…네, 사실 그냥 사고 싶었습니다.)
1. 한눈에 보는 스펙표
| 스위치(축) | Cloud 시리즈 풀-POM · 서퍼(리니어) / 펄스(택타일) / 보이드(저소음 리니어) · 40g · 총 트래블 2.8mm |
| 배터리 | 68키 2,000mAh · 84 / 100키 3,000mAh |
| 사용시간 | 68키 약 90시간(백라이트 OFF) / 84·100키 약 120시간 |
| 연결 | 블루투스 5.3 · 2.4GHz 동글 · USB-C 유선 (최대 4대 페어링) |
| 폴링레이트 | 1,000Hz (2.4GHz / 유선) · 125Hz (블루투스) |
| 레이아웃 | 68키(65%) / 84키(75%) / 100키(96%) |
| 바디 · 마운트 | 통알루미늄 유니바디 · 가스켓 마운트 · 핫스왑 · QMK/VIA 지원 |
| 키캡 | 더블샷 PBT/PC |
2. 왜 또 샀나 — 맥북 네오와 실버의 유혹
인스타를 구경하다 로프리 신제품이 계속 나오더군요. 제일 눈길이 갔던 건 애플 맥북 네오 색감에 맞춰 나온 '맥 전용' 플로우2. 네뷸라·페탈·볼트·실버 네 가지 색이 맥북 네오의 무광 아노다이징 마감에 딱 떨어지게 나왔고, 커맨드·스페이스 배열까지 아예 맥북에 맞춰져 있어서 탐났습니다. 요즘 맥북 네오로 처음 맥에 입문한 분들이라면 데스크테리어용으로 딱이죠.
다만 맥 버전은 84키부터더군요. 저는 미니멀한 68키가 취향이라, 결국 그냥 68키 실버로 갔습니다. 원래 쓰던 건 펄스축 스페이스 그레이. 7개월 쓴 흔적으로 유분이 좀 묻긴 했지만, 중고로 팔 거 아니면 그것도 사용의 훈장이죠.
3. 무선 간섭 미스터리, 드디어 범인을 잡다
지난 리뷰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거예요. 블루투스 연결에서 안 누른 키가 혼자 좌르륵 입력되는 '무한 타이핑'이 있었죠. 그땐 원인을 못 짚고 넘어갔는데, 이번에 잡았습니다.
처음엔 "블루투스 버전이 낮아서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플로우2 블루투스는 5.3. 오히려 최신이라 범인이 아니었어요. 진짜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함께 쓰던 알리발 블루투스 매크로 키. 이 녀석을 끄고 키보드만 쓰면 간섭이 아예 없더군요. 지난번 "파컷에서만 오류가 난다"고 했던 것도, 파컷 작업 때 매크로 키와 키보드를 동시에 써서였던 겁니다. 범인은 키보드가 아니라 둘의 궁합이었어요.
지금은 둘 중 하나를 유선으로 씁니다. 참고로 이 매크로 키의 블루투스 신호가 어찌나 센지, 맥이 잠자기로 들어가도 혼자 깨워버려서 캄캄한 방에 모니터가 저 혼자 켜지곤 했습니다. 원인 알고 나선 그냥 꺼둡니다. 이것도 꿀팁이라면 꿀팁이네요.
4. 배터리 — 68키만 왜 이래?
배터리 얘기를 빼놓을 수 없죠. 68키만 2,000mAh이고 84·100키는 3,000mAh입니다. 68키치고 넉넉한 편은 아니라, 하루 종일 타자만 치는 게 아닌데도 한 달에 두세 번은 충전합니다. 확실히 처음 샀을 때보다 배터리가 줄었다는 게 체감돼요. 유선으로 꽂으면 간섭도 배터리 걱정도 없지만, 저는 선 없는 깔끔한 책상이 좋아서 굳이 무선을 고집합니다.
적응 기간은 약 일주일. 65% 레이아웃이라 F키가 없어서 블로그 작업할 땐 가끔 아쉽지만, 그 외엔 금방 손에 붙었습니다.
5. 채터링 vs 무한 타이핑 (헷갈리지 마세요)
여기서 하나 짚고 갈게요. 아까 말한 '무한 타이핑'과 '채터링'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 무한 타이핑 = 내가 안 누른 키가 저절로 입력되는 것 → 신호(무선) 간섭 문제
- 채터링 = 내가 한 번 누른 키가 두세 번 중복으로 찍히는 것 → 스위치 접점 문제
하나는 무선, 하나는 스위치. 원인이 아예 다릅니다. 일부 후기에 채터링이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뽑기의 영역인 듯합니다. 다만 저렴한 축도 아닌데 채터링이 난다는 것 자체는 QC 문제이긴 하죠.
6. 스프링 핑 — 리뷰어들이 한목소리로 깐 그것
플로우2에서 해외 리뷰어들이 가장 일관되게 지적하는 결함은 채터링이 아니라 '스프링 핑(리코쳇 소음)'입니다. 타이핑할 때 나는 금속성 '핑~' 울림인데, 세게 칠수록 커집니다. 스위치 스프링의 공진이 1차 원인이고, 통알루미늄 유니바디와 스태빌라이저 주변 틈이 이 소리를 증폭시켜요.
제조사도 초기 유닛에서 스태빌 핏 관련 핑을 인정하고 조립 공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해결책은 스위치를 하나씩 윤활하는 것(핫스왑이라 가능하지만 번거롭죠). 다행히 제 유닛은 세게 쳐봐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것도 뽑기라면 뽑기입니다.
7. 보이드축 리뷰 — 왜 서퍼 말고 보이드였나
축을 뭘로 살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서퍼(리니어)를 사서 비교할까 했는데, 제 펄스는 택타일이라도 저프로파일이라 범프가 강한 편이 아니라 서퍼와 실사용 체감차가 클까 싶었어요. 게다가 서퍼와 보이드는 둘 다 리니어. 보이드는 거기에 '저소음'만 얹은 사실상 상급호환이라, 이왕이면 보이드로 갔습니다.
보이드는 한마디로 '조용한 축'입니다. 로프리가 대놓고 늦은 밤 작업·집중 코딩·사무실용으로 미는 축이죠. 클라우드 시리즈는 POM 소재를 쓰는데, POM이 마찰 적은 자가 윤활 소재라 값싼 나일론 축보다 처음부터 매끈합니다. 다만 오해 금지 — '이미 완전히 길들여져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쓸수록 더 부드러워지는 건 똑같고, 출발점이 앞서 있는 것뿐입니다. 참고로 이 풀-POM은 전작 플로우 때부터 쓰던 방식이고, 플로우2는 스위치 공차를 0.05→0.04mm로 좁힌 게 변화 포인트예요.
펄스와 보이드를 나란히 쳐보면, 펄스는 택타일이라 '톡, 톡' 걸리는 리듬감이 있고 보이드는 걸림 없이 '보글보글' 스르륵 눌리며 소리가 확 죽습니다. 다른 리뷰들은 보이드에 호불호가 갈린다지만 저는 '호'. 그럼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정든 펄스입니다. 하지만 조용한 사무실·공용 공간이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보이드예요. 우열이 아니라 '어디서 쓰냐'의 문제입니다.
https://youtu.be/4pBha2xlEB4?si=AwW8W4TDJZ3yF6XW
8. 추천 / 비추천
- 맥 유저 · 미니멀 데스크테리어를 원하는 분
- 사무실·카페·도서관 등 조용한 곳에서 쓸 분(보이드)
- 디자인과 타건감을 둘 다 놓치기 싫은 분
- QMK/VIA로 커스텀 리매핑을 하고 싶은 분
- 타건음의 금속성 울림(스프링 핑)에 민감한 분
- F키 열이 꼭 필요한 분(68키 기준)
- 대용량 배터리를 원하는 분(68키 2,000mAh)
- 우측 터치바 위치가 거슬릴 것 같은 분
9. 자주 묻는 질문
Q. 68키 배터리가 84·100키보다 작나요?
네. 68키만 2,000mAh, 84·100키는 3,000mAh입니다.
Q. 블루투스 버전은요?
블루투스 5.3입니다. 2.4GHz 동글은 1,000Hz, 블루투스는 125Hz 폴링레이트예요.
Q. 보이드축과 서퍼축 차이는?
둘 다 리니어이고 액추에이션도 같습니다. 차이는 소리 — 보이드가 저소음 버전이에요.
Q. 채터링 있나요?
제 유닛은 없었습니다. 일부 후기에 있지만 개체 편차로 보이며, 핫스왑이라 스위치 교체가 가능합니다.
Q. 사무용인데 폴링레이트 중요한가요?
거의 무관합니다. 문서·웹 작업에서 125Hz와 1,000Hz 체감차는 사실상 없어요.
10. 총평
색감만 다를 뿐 빌드·마감·구성은 펄스축과 동일합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이미 '완성형'이라, 두 번 사도 후회가 없었어요. 출시 초기 정가가 20만 원을 훌쩍 넘겼던 걸 생각하면 지금은 훨씬 합리적으로 풀려 있고요(물론 킥스타터 얼리버드가 제일 쌌던 건 팩트). 맥 유저나 깔끔한 데스크테리어를 원하는 분들에겐 여전히 확실한 선택지입니다. 참고로 이 실버는 와이프에게 넘겨 한 달 사용기를 따로 준비 중이니, 그 편도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은 어떤 축을 원하시나요?
조용한 보이드, 리듬감 있는 펄스, 아니면 산뜻한 서퍼?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