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편집이랑 블로그 작업을 하다 보면 항상 아쉬운 게 하나 있다. 바로 단축키다. 기능이 늘어날수록 손은 바빠지고, 그 짧은 찰나의 버벅거림이 작업 리듬을 깬다. 나 역시 부족한 키를 메우려고 단축키를 외우다 못해 매크로 키보드까지 사용해 봤다. 그러다 결국 도달한 곳이 바로 엘가토 스트림덱(Elgato Stream Deck)이다. 직접 써보니 확실히 매크로계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돈 주고 그걸 왜 사?"라는 시각도 분명히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아니면 그냥 돈 낭비일 뿐인지 내 생각을 가감 없이 적어보려 한다.
엘가토, 알고 보니 커세어와 한 식구?
처음엔 엘가토(Elgato)가 완전히 다른 회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커세어(Corsair)의 자회사더라. 커세어라고 하면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인터페이스 장비로 워낙 유명한 곳 아닌가. 나 역시 예전에 뱅가드 키보드 런칭 행사도 다녀왔을 만큼 친숙한 브랜드인데, 같은 계열이라는 걸 알고 나니 제품에 대한 신뢰가 확 올라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스트리밍(방송)용으로 나온 제품이다. 실시간 중계를 하다 보면 조명이나 음원을 조작하느라 손이 쉴 틈이 없는데, 이걸 단축키와 매크로로 한 번에 해결해 주려고 만든 장비라고 보면 된다.
직접 써보니 느껴지는 '압도적 효율'
그럼 사용하면 뭐가 좋을까? 답은 간단하다. 일의 능률이 확실히 오른다. 두 번, 세 번 눌러야 할 키를 한 번만 누르면 되니 시간 단축은 당연한 결과다.
나는 스트림덱 이전에도 이미 다른 매크로 키를 사서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스트림덱으로 넘어오니 '역체감'이 장난 아니다. 특히 영상 편집을 주로 하는 입장에서는 손가락 이동 동선이 줄어드는 게 체감이 크다. 처음 설정할 때만 조금 번거로울 뿐이지, 세팅 끝나면 작업 속도가 비교 불가 수준으로 빨라진다.
중간에 울란지 D200H 같은 제품도 써봤지만, 감히 말하건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엘가토의 대항마는 없다 [web:7][web:10]. 독(Dock) 기능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스트림덱을 두고 다른 걸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역시 걸림돌은 '사악한 가격'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6키짜리 미니 모델이 10만 원대, 15키 모델은 무려 22만 원이 넘는다 [web:1][web:2]. 디자인 예쁘고 편리한 건 알겠는데, "겨우 몇 키 안 되는 장비에 이 돈을?"이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요즘 웬만한 기계식 키보드는 VIA 기능으로 F열에 매크로를 다 심을 수 있다. 그런데도 스트림덱을 옆에 두는 이유? 바로 직관성이다. 시각적으로 보이고 터치 한 번으로 실행되는 감각은 확실히 다르다.
물론 "0.5초 손 이동도 낭비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그냥 스트림덱 살 돈이 아까운 것뿐이라고 본다.
결론: 가성비는 최악, 가심비는 독보적
💡 구매 전 체크리스트
- ✅ 이미 시작했다면 그것으로 만족!
- ✅ 자기 만족을 위한 디자인이면 이미 그것으로 끝!
- ✅ 남 이야기에 마음이 쓰인다면 사지말라!
나처럼 데스크테리어(책상 꾸미기)를 좋아하고 기능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스트림덱은 안 쓸 이유가 없는 장비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한다"는 말처럼, 이 편안함을 한 번 경험해 본 사람은 절대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키보드 VIA 기능으로 다 된다고 생각하면 그냥 키보드만 쓰면 된다. 하지만 같은 논리로 따져보자. 키보드, 마우스는 왜 비싼 걸 쓰는가? 스마트폰은 왜 매번 신형으로 바꾸는가? 왜 아이폰 신형에 열광하고, 갤럭시 트라이폴드에 마음을 빼앗기는가?
결국, 내가 원하고 그만한 가치를 느끼면 지불하고 쓰면 그만이다. 가성비로 따지면 탈락, 하지만 가심비로 따지면 독보적.
지금도 나는 이 제품이 매우 만족스럽다. "그 돈이면..."이라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럼 왜 좋은 장비를 쓰고 계신가요?"